국내소설2 마당 깊은 집 - 김원일 이 소설은 끔찍한 한국전쟁 이후의 혼란하고 궁핍한 사회상을 실감나게 그렸다. 주인공 길남이네와 더불어 부유하지만 비정한 이면이 있는 주인집, 게걸스럽고 앙큼하고 요란스러운 경기댁, 전후 이데올로기의 충돌을보여주는 정태씨의 평양댁, 전쟁으로 몸을 다쳐 대우도 못 받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준호네, 그 외 주씨, 미천댁, 한주 등의 인물들이 복합적이면서도 다양하게 그려내는 삶의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벅차게 한다. 작가 김원일은 기막힐 정도로 섬세하고 집요하게 기억을 끄집어 내어 그려내는데 특히 길남이의 모습은 이 소설이 난세의 성장소설이라고 불릴만 한 이유다. 뱃가죽 늘어지게 가난한 형편에도 힘겹게 바느질품 팔아 생계를 겨우 잇는 어머니와 길남의 관계는 누구나 어릴 적 겪을 만한 모자 관계이다. 여기.. 2021. 3. 30. 옥상에서 만나요 - 정세랑 요즘 핫한 작가 정세랑의 소설집 중 '옥상에서 만나요' 단편에 대한 단상. 옥상에서 만나요 소설을 읽으며 단지 남녀 관계 뿐만 아니라 좀더 폭넓은 '인간의 관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언니들이 아니었다면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말았을 거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그 간 교감을 나누고 친한 관계였던 언니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점차 자신과 멀어진다. 주인공은 타인의 '결혼'으로 인해 삶을 견디던 연결고리이자 안식처가 없어진다. 누군가에게는 기쁜 일이 누군가에게는 '앗아감', '아픔'을 인식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게다가 주인공은 결혼생활 이후 훌라후프를 집 안에서 돌릴 수 있어서 이전보다는 행복하고 안심된다고 말하는 언니들의 말을 듣는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자기욕구 충족 달성형 과업'.. 2021.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