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꽤 여러번 도쿄에 다녀왔음에도 이 책을 펴자마자
지금 당장 도쿄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서
주변에 이 책을 추천하곤 한다.
이 책은 '퍼블리'라는 사이트에서 (브런치와 비슷한) 연재를 시작했던 글을 모아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퍼블리 유료 서비스의 장점
퍼블리는 한 달에 책 한권 정도의 비용으로 남다른 콘텐츠를 읽어볼 수 있는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중 생각노트 라는 저자가 일본에서 여행하며 봤던 장소와 자신의 특별한 생각을 적은 글의 모음집이 이렇게 책으로 출판되었고 2019년에 실제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퍼블리는 이렇게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깊은 글을 출판물보다 더 빠르고 가볍게 만나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이 책은 책엮음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게 디자인 되어있다.
이렇게 책을 엮으면 실제로 책을 180도 가까이 펼 수가 있었다.
이 책만의 남다름, Different가 느껴져서 굿
"도쿄의 디테일"의 내용들은 도쿄여행을 하면서 저자가 느낀
에피파니(Epiphany)를 적은 것들이다.
에피파니란, 우연한 순간에 만나는 깨달음, 귀중한 것들과의 만남, 통찰이 반짝하는 찰나를 말한다.
저자가 경험한 일본 도쿄는 사소하고 작은 부분에서도 성실함이 녹여져 있었다고 한다.
자일리톨 껌통 안에 웬 껌 종이가?
자일리톨 껌통 안에도 껌 종이가 들어있는데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제품 안에 웬 껌종이지? 싶지만,
껌 씹고 나면 종이에 싸서 버리라는 세심한 배려가 들어있는 것이다.
사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껌을 사고 씹는' 행위 까지는 신경을 쓰겠지만, 이렇게 씹고 '나서'를 신경쓰지는 않는데 이 부분에서 세심함에 감동한다.
<저자가 4일 간 도쿄를 방문해서 들른 곳의 리스트>
도쿄 1일차 / 나리타 공항, 이토야, 키테
도쿄 2일차 / 모마 디자인 스토어, 디자인 페스타 갤러리, 커뮨 세컨드, 히카리에 쇼핑몰
도쿄 3일차 / 21_21 디자인 사이트, 아카데미 힐스
도쿄 4일차 / 츠타야 티사이트, 무인양품 유라쿠초점
저자가 말하길 도쿄는 오모테나시, 접객의 나라라고 한다.
온 마음을 다해 신을 대하듯이 손님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도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을 정리해본다.
1. 버스데이 바 (생일 바)
버스데이바는 생일선물 맞춤 샵이다.
고객의 사소한 불만과 어려움을 해결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된다.
선물의 효용은 '서프라이즈'에 있고, 서프라이즈는 '생각하지 못한 것'에 있다.
서프라이즈는 곧 감동이기 때문이다.
버스데이 바는 일종의 선물 고민에 대한 토탈 솔루션 사이트라고 볼 수 있다.
연령대와 직업별로 가장 인기 있는 선물 베스트 리스트도 알 수가 있고,
점원을 통해 디테일한 기호를 가진 사람을 위한 선물도 제안한다.
특이한 선물 포장 상자도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선물해주고 싶은 상대와 동일한 생일인 작가의 책을 블라인드로 구할 수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내 생일이 알베르 카뮈와 동일하다면, 알베르 카뮈의 책 중에서 랜덤으로 주어진 책을 구해서 선물할 수 있는 곳이다.
2. 스타벅스 이브닝
일본 도쿄의 스타벅스는 저녁 시간에 술과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영국에 이어 도쿄가 3번째로 술을 판매하기 시작
주 40시간이 일반적인 도쿄의 직장인들을 위해 저녁 시간에 간편하게 긴장을 풀며
둘 셋이 얘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스타벅스를 이용한다.
한국처럼 소주 또는 카스의 비율이 절대적이지 않고,
과음이 미덕이 아니며, 오히려 와인이나 위스키가 대중적인 일본의 경우니까 가능하다.
글라스로 소량의 술을 마시고 간단한 쿠키 등을 곁들여 아늑한 공간에서
잔잔한 스타벅스의 음악을 들으며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3. 하코아 샵
원목 크래프트샵으로 유명한 하코야
하코야 하면 벤또, 도시락 통이 유명한 편이다.
디자인만 보면 중국 기성품 같지만, 이게 다 수제라는 것
한국의 전통은 전통을 고수하다 망하기도 한다.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전통을 고수하느라 현재 수요를 얻지 못해 사장되기 일쑤다.
그러나 하코야는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수제 도시락이라는 전통을 고수하되,
최신의 디자인을 계속 개발해나가고 있다.
도쿄의 젊은이들은 하코야 벤또를 선물 받으면 굉장히 기뻐한다고 한다.
도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이 하코야 벤또를 구입하기 위해 애를 쓴다.
4. 타비오 양말
양말 전문 샵
레그웨어 브랜드. leg wear brand
전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도쿄만의 양말을 만들겠다는 타비오
한국인들에게 양말은 500원, 1000원짜리 양말이 일반적일 것,
타비오의 양말은 8천원이 넘는다.
물론 할인하는 것도 있음
발을 안전하게 잡아주는 스포츠 양말,
발이 시원한 레이스 양말
발가락 양말,
따뜻한 동절기 양말,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
각종 패션 양말 등
세분화 된 고객의 수요를 타겟팅하여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일본이 최고다.
타겟을 세분화 할줄 알면 제안의 전문성이 생기고 독창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5. 수건 샵 타월 띵크 랩
이 곳에서는 남,여 별로 다른 수건을 판매한다.
알게 모르게 여성과 남성은 수건을 사용하는 그 습관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이를 상품 구매에 차별적으로 적용시켰다.
타월의 퀄리티 또한 남다르다. 한 장의 수건이 가질 수 있는 의미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이 브랜드는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타월의 촉감과 디자인과 무게, 소재 까지 고민하고 세분화하여 제품으로 구현해냈다.
6. 커뮨 세컨드
이 곳은 일종의 도쿄의 푸드트럭 집합소다.
특색있는 푸드트럭 같은 소규모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
한국의 도깨비 시장과 비교할 수 있지만, 좀 다르다.
도깨비 시장의 유일한 승자는 공원에 놀러오는 연인들과 서울시장이라는 생각이다.
패자는 푸드트럭 참여자와, 근처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다.
일정한 시즌의 그것도 금,토요일만 열리는 도깨비 시장의 푸드트럭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생계를 이어갈 정도로 수입을 벌어다 주지 못한다.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주말만 되면 무지막지한 인파와 시끄러운 음악과 함성소리로 거주 공간을 내줘야 한다.
도쿄의 커뮨 세컨드는 기존의 주차장으로 쓰던 유휴공간 250평 정도를 개발하여 민간 사업주체와 도쿄시가 함께 진행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곳의 테넌트는 2년마다 테마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다고 한다.
식사 및 공연, 이벤트가 함께하는 돔 공간이 있어서 단순히 레스토랑 만이 목적이 되지 않는다.
공유오피스, 문화 공연이나 이벤트, 특색있는 테넌트가 시너지를 내서 고객 방문을 유도한다.
이런 공간 자체가 도쿄 시민과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제안이다.
그 제안이 먹혀들어갈 정도로 디자인이 되고 운영이 될 때
소비자는 문화로 받아들이고 지속되어 일상에 스며든다.
7. 무인양품 MUJI 유라쿠초점
무지 인필 제로, MUJI UNFILL 0
보통 무지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인테리어 제품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 유라쿠초점에서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이를 종합해서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을 제안한다.
실제 주거 환경을 구매할 수도 있다.
바로 오래된 집을 매입해서 철거를 한 후,
무인양품식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실제로 재임대를 한 후 수익도 창출하는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버블 경제를 겪은 일본은 도쿄 외곽의 중고 주택을 거의 매입하지 않는다.
시장에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따라서 이런 재고주택을 새롭게 무인양품이 프리패브 공법(pre-fabricated, 미리 재단해둔 재료를 사용해 현장에서 건축)으로 디자인하여 세상에 내놓는다.
프리패브 하게되면 규격이 통일되고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건축기간도 대폭 단축된다고 한다.
무인양품의 대규모 공장 시스템을 이용해서 실제로 현장에서는 컴팩트하게 리뉴얼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리뉴얼된 주택은 무인양품의 브랜드 파워로 탈바꿈하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나 재임대가 가능해진다.
최근 리뉴얼 오픈 때는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오두막 삶의 형태를 새로 전시했다.
오두막 라이프를 꿈꾸는 삶을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가치를 개발해내고 가격에 부여함으로써 제값을 받는
마법같은 경영 효과를 무인양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따르면,
도쿄는 점점 니치 마켓을 향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 스스로 '세세한' 필요를 인지하게 만드는 상품들이 기가막히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 시장의 역동성이 부럽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와 함께 도시를 거니는 느낌이었고 도쿄 여행을 하는데 꽤 도움이 됐다.
실제로 이 책을 보고 도쿄 츠타야 티사이트를 방문하게 되었다.
사람을 만날 때도 타인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해주고, 먼저 제안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고 감동을 받는다.
그런 것처럼 도쿄라는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삶의 모습에서 녹아난 오모테나시의 모습에 늘 감탄하게 된다.
도쿄(동경)가 전 세계적으로 동경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 도쿄 여행을 준비하면서 남다른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면,
도쿄의 디테일, 이 책을 추천한다.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해당 링크를 통한 구매시 일정 수수료가 블로거에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기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유럽 인테리어 여행 - 이시은 (0) | 2021.03.30 |
---|---|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 - 이은채 (0) | 2021.03.30 |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김겨울 (0) | 2021.03.29 |
문유석 쾌락독서 - 책벌레의 히스토리 (0) | 2020.04.13 |
스페셜티 원두 커피와 커핑 노하우 (0) | 2020.04.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