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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진중권, 서민, 김경율, 권경애, 강양구

by 영군짱 2021. 5. 12.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이 취임하면서 말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만들 것"이라는 말은 이 시점에서 일종의 놀릴감이자 풍자적 도구로 밈이 되었다. 결과론적으로 국민의 기대를 져버렸고, 본인의 말을 실현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민은 배신감을 느낀다

전례없는 부동산 가격 폭등에 이어, 페미니즘 성향에 치우쳐진 국가 정책들, 청년 실업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실없는 정책들, 팀 문재인 사람들의 비리와 양극화 심화, 끝도 없는 규제 등 이 정권에 대한 배신감은 최근의 재보선 표심으로도 표출되었다. 

 

여성단체도 마찬가지예요. 여성단체가 그 동안 권력형 성범죄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습니까? 그런데 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시장이 성범죄를 저지르니 그냥 침묵하더라고요. 오거돈이 미래통합당이었어봐요. — 더이상의 바닥은 없다 中

 

공감갔던 얘기들이 참 많은데, 현 정권의 비리를 인정하지 않고 서로 권력을 지키고 수많은 솟아나는 문제를 감싸고 누르는 집권 여당의 행태에 같이 분노하게 된다. 정권을 지지하는 수많은 지지자들의 묻지마 팬덤이 어떻게 정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문제를 악화시키는지에 대해 수십 페이지를 통해 논한다. 

 

결국은 팬덤이 현 정부를 망치고 있는 것

과거에는 없던 팬덤 현상이 정치를 지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금태섭 의원 지역구에서 일어난 일은 다른 모든 지역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팬덤 무서워서 당내에서 아예 이견을 낼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민주집중제가 되어버린 거예요.

 

'우리 이니 하고 싶은거 다 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자들의 구호였다. 8년 만에 다시 잡은 대통령의 자리, 과대 여당으로서의 지위를 얻은 그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갈아치우겠다고 다짐했고 기대했다. 그리고는 길을 잃었다. 



그들이 가장 자신만만해 했던 공정과 정의 분야에서도 그들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훌륭하거나 더 낫지 않았다.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을 까면서 낄낄거렸던 그들은 똑같은 사람이 되었다. 동물농장의 주인은 바뀌었고, 구조는 변화가 없었다. 

 

지킬 것이 많아진 586세대의 보수화가 패착

사회 구조와 현 정권 내에서 모두 높은 레벨을 차지하고 있는 자들은 대부분 586 세대다. 그들은 학생 시절 군사 정권에 저항을 하며 뺏어야 하는 처지였지만, 지금은 뺏기지 않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젊은 날의 가치관과 생활 양식은 옛것이 되었고, 지금은 그들이 미워하고 저주하던 자들의 도구를 손에 쥐었다. 평등을 외치던 그들은 지금도 수많은 사다리를 걷어차며 청년들의 울부짖음을 내려다 보고 있다. 

 

정치에서 희망을 버리자는 취지는 아니다. 여전히 진보 세력의 크리에이티브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소수지만 지지자들도 열렬하다. 그들이 정책을 통해 실천력을 보여준다면, 그런 사례가 많아진다면 정치는 새롭게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장혜영 의원을 비롯한 진보 정치의 새로운 리더들이 지금 한국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를 불평등이라는 의제로 재해석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것을 정책으로 연결해서 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실천이 다수 시민의 삶과 공명할 때 비로소 진보 정치가 한국 정치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양구 기자

 

이 책은 20년 8월에 전 조국 수석을 감싸는 내용으로 가득한 '조국백서'에 맞서 출간되었다. 강양구 기자가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 회계사 김경율, 서민 교수, 진중권 등 원래 문재인 정권 지지자였던 사람들이 담화를 한 것을 글로 엮었다. 집권 여당 편이었던 사람들이 왜, 무엇 때문에 그들이 지지했던 자들을 맹렬히 비판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과정과 근거가 나온다.  

 

한번 배신과 실망의 아픔을 겪은 자들은 무섭게 돌변한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출간 이틀 만에 1만부를 찍고 추가 인쇄에 들어갈 정도로 대중의 호응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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