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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11분 - 파울로 코엘료

by 영군짱 2021. 3. 30.

 

이 소설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중 널리 알려진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술술 읽히는 묘한 재미가 있다. 

제목 11분이 의미하는 바는 '평균적인 남자 기준으로 섹스에 걸리는 시간'이다.


‘옛날 옛적에 마리아라는 창녀가 있었다’라는 구절로 소설은 시작한다.

작가는 ‘사랑’과 인간의 ‘성에 관한 본능’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렇게 극단적인 설정을 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매춘녀의 복잡다난한 시선으로 세상을 진솔하게 바라보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또 수많은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면서 내면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는다.

그러면서 얻는 결론은 결국 ‘11분’보다 ‘사랑’은 적어도 높은 차원에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매춘 산업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그녀가 선택하는 지점은 그 무엇보다 열정적인 사랑의 존재가 있는 곳이었다.

 
매춘녀의 시선에서 침착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간 소설의 문체와 구절들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구절을 꺼내놓는다. 스스로 삶의 구렁텅이까지 미끄러져갔다가 그 곳에서 담담하고도 객관적으로 삶을 되새기면서 깨달은 것. 

약간은 그런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약간은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의지하며 삶을 긍정으로 승화시켜 받아들이는 화자의 대담함과 용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때 마리아는 말그대로 ‘진흙 속에 핀 꽃’이 아니었을까.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속에서 허덕이는 것.....

하지만 그 롤러코스터의 궤도가 내 운명이라는 확신, 신이 그 롤러코스터를 운전하고 있다는 확신만 가진다면,

악몽은 흥분으로 변할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그냥 그것 자체, 종착지가 있는 안전하고 믿을 만한 놀이로 변할 것이다.

어쨌든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은,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스릴을 즐기며 소리를 질러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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