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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리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 섹스토피아 (원제 Liberated)

by 영군짱 2020. 3. 11.



<봄방학의 섹스 혹은 성폭력>


따뜻한 봄방학이 되면 남쪽 파나마 시티 비치에 수십만의 대학생들이 모여 섹스를 한탕거리로 즐기는 문화를 촬영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다. 놀랍게도 남자 뿐만 아니라 여대생들도 섹스라는 행위에 굉장히 열려있으며 목매고 있다. 지나가는 남자와 뽀뽀를 하고 주요 부위를 터치하고 키스를 나누고, 섹스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서로의 이름이나 배경도 모른채 동물의 그 행위와 유사하게 전개된다. 마치 현실세계와 완전히 분리된 사이버 세계 같다.



하룻밤에 4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는 남자가 인터뷰를 하고, 그걸 굉장히 자랑하고 주변 친구들은 부러워한다. 남자라면 많은 여자를 품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럴 때 자신이 진짜 남자로 인정받는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보는 내내 이런 곳이 아직도 현대에 존재한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마치 펭귄섬에 홀로 와서 야만적인 펭귄 사회를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다.


몇몇 교수들과 연구자들이 나와서 요즘 세대는 ‘남성성’에 대해 굉장히 몰두해있는 세대이며, 이는 미디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정받기 위한’ 원초적 욕망이 성적으로 인기있어지고자 노력하게 만들고, 인정받지 못하면 관계맺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자극한단다. 여성들도 이런 불안감에 자유롭지 못해 성적인 오퍼를 거부하지 못하고 심지어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곳임을 알면서도 가는 남자와 여자들이 1차 문제이고, 방관하고 있다가 큰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관심 갖는 시민들이 2차 문제다. 그리고 계속 정해진 룰이 있는 듯이 성을 상품화해서 내보내고, 팔아대는 미디어가 3차로 문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대부분의 10대, 미성숙한 갓 성인이 된 젊은이들은 미디어나 유행, 친구들의 행위 등 외부의 영향에 굉장히 연약할 수 밖에 없다.


다큐멘터리는 사랑의 의미를 오독하고, 일시적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인간이 받아들여질 곳은 단지 감옥 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공감을 받는다는것, 그리고 자유를 지향한다는 것, 그 방식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거기에서 멀어진 지점에서 헤매고 있는 인간들이 우스꽝스럽고 처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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